실시간 국제 금 시세 (원/돈)

아래 차트는 국제 금 시세(XAU/USD)와 원/달러 환율(USD/KRW)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돈’ 단위(3.75g) 당 원화(KRW) 가격으로 자동 변환해 보여줍니다.

지난 50년간의 금값, 어떻게 변해왔을까?

금 가격의 역사는 세계 경제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요 변곡점들을 통해 금값의 흐름을 살펴보겠습니다.

  • 1971년 ‘닉슨 쇼크’와 금본위제 폐지: 미국이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던 금본위제를 폐지하면서 금 가격은 시장에서 자유롭게 결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두 차례의 오일 쇼크를 겪으며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금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1980년에는 온스당 85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 1980년대 ~ 2000년대 초반 (긴 침체기): 1980년대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펴자, 이자가 없는 금의 매력은 떨어졌고 20년 넘게 긴 하락과 횡보를 거듭했습니다. 한국은 이 시기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금 모으기 운동’이라는 역사적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 2000년대 중반 ~ 2011년 (상승기): 2000년대 들어 IT 버블 붕괴와 9.11 테러, 그리고 결정적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달러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졌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이 막대한 돈을 풀기 시작하자, 다시금 ‘가장 믿을 수 있는 화폐’로서 금이 각광받으며 2011년 온스당 1,9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 2020년 ~ 현재 (새로운 최고가 시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전례 없는 양적완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며 금 가격은 또다시 역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금 가격을 움직이는 새로운 패러다임: 6가지 핵심 요인

금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면, 아래 6가지 요인들은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전통적인 5가지 요인에 더해, 최근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새로운 현상까지 포함했습니다.

1. 금리 (특히 미국 기준금리)

금은 그 자체로 이자나 배당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금리가 오르면 은행 예금이나 채권처럼 이자를 주는 자산의 매력이 커져 금 가격에는 하락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금의 상대적 매력이 커져 상승 요인이 됩니다.

2. 달러 가치

국제 금 가격은 미국 달러로 거래됩니다. 일반적으로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달러 이외의 통화를 가진 투자자들에게 금은 더 비싸지기 때문에 수요가 줄어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달러 가치가 내리면 금 가격은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3.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은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 사람들은 실물 자산인 금을 사서 화폐 가치 하락을 방어하려 하기 때문에 금 가격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4. 지정학적 리스크

전쟁, 테러, 정치적 불안 등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 사람들은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을 팔고 안전 자산으로 몰려듭니다. 금은 이러한 리스크가 커질 때 가장 먼저 찾는 대표적인 피난처로,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5. 중앙은행의 금 매입 (수요와 공급)

최근 금 가격 상승의 가장 강력한 동력 중 하나입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필두로 한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을 기록적인 속도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는 ‘탈달러(De-dollarization)‘ 현상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미국이 러시아의 달러 자산을 동결시킨 것을 계기로, 많은 국가들이 달러 자산의 정치적 리스크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이들이 달러 대신 선택한 가장 확실한 가치 저장 수단이 바로 금입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수요는 금 가격에 강력한 하방 경직성을 제공합니다.

6. 주식과의 관계 변화 (새로운 현상)

과거에는 ‘안전 자산(금) vs 위험 자산(주식)‘의 구도가 명확했습니다. 주식 시장이 하락하면 돈이 금으로 몰리는 음의 상관관계가 일반적이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주식과 금이 함께 오르는 동조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과 달러 등 명목화폐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즉, ‘위험 자산이냐, 안전 자산이냐’를 따지기보다 ‘일단 달러를 벗어나 실물 자산으로 바꾸자‘는 심리가 강해진 것입니다. 이는 과거의 투자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변화입니다.